가짜뉴스 판별을 위한 사전조사 (3,7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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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가짜뉴스(Fake news) 때문에 난리다.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진 않았다. 미국에선 2016년 하반기 대선 기간에 관련 이슈가 크게 불거졌는데 2017년초 한국 분위기도 비슷하다.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그로 인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을 것같다. 편집국의 선배들도 비슷한 화두를 던졌다. 어려운 물음이다. 답을 내리기에 앞서 몇몇 외신 큐레이션 결과를 정리해 봤다.

1. 짤막한 정의 : 사실과 의견(믿음)의 혼재가 드러나지 않게 표현된 뉴스.

미국에서 피자게이트로 회자되는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가짜뉴스때문에 누군가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질을 했던. 충격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가짜뉴스의 개념을 간단히 제시한 가디언 기사(https://www.theguardian.com/media/2016/dec/18/what-is-fake-news-pizzagate) 일부 내용을 읽고 정리했다.

-명백한 가짜뉴스는 현실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특징.

-노스캐롤라이나주 거주 남성이 2016년 12월 4일 워싱턴 피자가게 ‘코멧핑퐁’에서 총기난사. 온라인음모론에서 ‘힐러리클린턴이 주도하는 아동성매매’ 본거지로 지목된 장소였음. 그는 리플라이올(Reply All)이란 팟캐스트 청취중 ‘피자게이트’ 편(https://gimletmedia.com/episode/83-voyage-into-pizzagate/)을 을 듣고 그걸 믿음.

-팟캐스트에서 앞서 클린턴 대선캠프 전 선거운동본부장인 존 포데스타가 해킹을 당해 유출된 이메일 내용 중 ‘내 생각에 피자와 관련된 지도가 있을 것 같다’는 문장이 음모론 근거로 인용됨. 다큐멘터리 제작자 마이크 세르노비치(Mike Cernovich)라는 인물이 그걸 트위터에 씀. 이 스토리가 게시판형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과 레딧(Reddit)에 뿌리를 박고 확산. 지난 9월 등록유권자 1천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중 트럼프 지지자 14%가 그걸 사실이라 믿을 정도로. 응답자 32%는 확신할 수 없다(not sure)고 답했음.

-총기난사범도 이 얘길 확신할 수 없지만 “스스로 조사”하기 위해 피자가게에 찾아갈 만큼의 근거는 있을 것이라 여겼다고. 이어지는 가디언지 서술. “그렇다. 믿음의 경계선을 확장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가짜뉴스가 그렇게 한다.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걸 사실이라 여긴다.”

2. 두 가지 구분 : 작성자가 의도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http://www.bbc.co.uk/newsround/38906931)의 구분. 가짜뉴스에 2가지 종류가 있으며, 하나는 작성자가 의도한 것이고 하나는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 공통점은 둘 다 온전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점.

1) 의도적으로 배포된 가짜 스토리. 사실이 아닌 걸 사람들이 믿도록 만들거나 웹사이트에 방문하게 할 목적으로. 이는 작성자가 꾸며진 내용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온라인에 게재한 의도된 거짓말.

2) 일부는 진실할 수 있지만 완전히 정확하지 않은 스토리. 이는 저널리스트나 블로거 등 작성자가 그 스토리를 내보내기 전에 모든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그 내용 중 일부를 과장했기에 야기됨.

-어떤 개인이나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그 내용을 사실이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걸 가짜뉴스라 부르기도 함. 그들은 그 내용이 사실이길 원치 않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게 가짜라고 말하고 다님.

-어떤 사람은 단지 그 내용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 뿐인 경우에도 가짜뉴스라 부르기도. 실제로는 가짜가 아닌데 가짜뉴스라 부르는 일은 어떤 사람들이 이제 뭘 믿어야 할지 몰라 한다는 얘길 수 있어 문제임.

3. BBC식 뉴스 신뢰도 필터

“만일 여러분이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은 걸 걸러내고 싶다면 몇 가지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스토리가 다른곳에도 나왔는지
-라디오, TV, 신문에 나왔는지
-스토리를 내보낸 곳의 소식을 들었는지
-스토리를 찾아낸 웹사이트가 검증된 곳인지 (다른 검증된 웹사이트처럼 보이게 디자인된 가짜 웹사이트처럼 보이지 않는지)
-페이지 맨위의 웹사이트 주소가 진짜처럼 보이는지, 웹사이트 끝자리가 .co.uk 또는 .com 인지 아니면 com.co 같은 흔치 않은 것인지
-사진이나 영상이 평범해 보이는지
-스토리가 믿을만하게 들리는지

“이 질문중 뭐라도 ‘아니오’란 답이 나온다면 여러분은 그 내용을 퍼뜨리기 전에 좀 더 확인해 봐야 한다”

엄밀히 말해 가짜뉴스 판별법이 아니라 ‘의심의 여지’를 갖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기 전에 신중함을 발휘해야 하는 기준. 가짜뉴스의 해악은 잘못된 사실을 혼자 믿는 것이 아니라, 그걸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전제하는 느낌. 위 필터를 모두 통과하더라도 온전한 진실을 담은 뉴스라 단정할 수 없으며, 아래 필터에 걸러진다는 것만으로 가짜뉴스라 단정할 수도 없을 듯.

4. 텔레그라프식 5가지 유형 분류

영국 텔레그라프(http://www.telegraph.co.uk/technology/0/fake-news-origins-grew-2016/)가 웨스턴온타리오대학의 ‘뉴스사기탐지’라는 문헌(http://onlinelibrary.wiley.com/store/10.1002/pra2.2015.145052010083/asset/pra2145052010083.pdf?v=1&t=ixuizxkv&s=9a268fc4c09575d8e68c87f656539e5602c9b7c5)을 인용해 소개함.

“가짜뉴스로 분류되는 스토리는 독자가 접하는 유형별 전문가의 경고 양상에 따라 5가지로 나뉜다.

1) 의도적 기만
독자를 속이기 위해 제작된 기사.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많았던 “모 유명인사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주장을 담은 사례처럼.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데도.

2) 농담
어니언(Onion)이나 데일리매시(Daily Mash)같은 유머사이트는 미디어를 풍자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낸다. 독자가 기사 문맥을 벗어나는 얘길 보고 다른 이와 공유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3) 대형 사기
기만이지만 선의에서 믿을만한 뉴스 출처에 의해 보도된 것. 코로나맥주 창업자가 그의 고향사람들 모두를 백만장자로 만들어줬다는 얘기가 좋은 최근 사례.

4) 치우친 사실 보도
의제(agenda)에 충실하기 위해 이야기의 사실적인 구성요소를 선별적으로 집어넣는 행위. 이런 유형의 흔한 사례 중 하나는 PR주도 과학 또는 영양 관련 스토리다. ‘당신 건강에 이롭지 않다고 여겼던 뭔가가 실은 좋다’는 식.

5) ‘진실’이 논쟁거리인 스토리
영토분쟁같은, 이데올로기나 의견이 충돌하는 사안에서, 종종 뭐가 진실이라는 기준이 없을 때가 있다. 기자는 자각없이 편파적이거나, 그렇게 여겨질 수 있다.

5. 테크크런치의 가이드 :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라

온라인 IT미디어 테크크런치(https://techcrunch.com/2017/02/05/wtf-is-fake-news/)는 뉴스를 만드는 사람의 현실적인 한계를 강조. 독자의 비판적 수용을 제안함. 언뜻 책임회피같지만 현시대에 맞는 모범답안 같기도.

“뉴스는 사람이 만든다. 그중 어떤 이들은 정직하고 믿을만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렇지 않고 우리 모두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이제 테크크런치 독자들은 확실히 알았겠지만) …(중략)… 따라서 뉴스는 항상 어느정도 회의적으로 읽혀야 한다 – 모든 미디어를 반사적으로 거부하라는 게 아니라, 가능한 오류, 편향, 거짓을 염두에 두는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동시에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사실과 이론에 열린 태도를 견지하면서.”

잠깐 드는 생각은, 독자들이 테크크런치의 가이드를 따르는 게 기본적으로 중요할 것 같다. 뉴스룸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 정도가 언론사 대응의 한계기 때문에.

170402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