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2015년 기획기사 셀프 Top 5 어워드 (11,7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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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에어 노트북이 놓인 책상. 그 왼쪽엔 반쯤 채워진 물잔, 오른쪽엔 펜을 얹은 수첩이 아웃포커스된 채 나란히 놓여 있다.

 

2015년이 다 지나갔다. 1년 내내 뭔가에 쫓기듯 기획하고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들이 연말쯤 되니 주마등처럼 스쳤다. 또렷이 기억나는 꼭지는 최근 내보낸 것들 뿐. 작년 한 해 쓴 글 중에 어렴풋하게나마 아쉬운 것들이 떠올랐다. 애 쓴 만큼 널리 읽히지 못했거나, 대접을 못 받고 묻힌 기사가 적지 않다.

그래서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기사들을 추렸다. 작년 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회사 사이트에 게재된 기사를 통틀어 2015년 한 해의 개인 성과로 기록할만한 글을 찾았다. 동료들과의 공동기획을 제외하고, 올해 쓴 기획 기사 수백 건 가운데 사람들에게 다시 소개해 보고 싶은 기사 20개를 추렸다. 공 들인 만큼 반응이 좋지 않았던, 비교적 많이 읽혔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회사 사이트에 한 번 쯤 더 게재됐으면 좋겠다 싶은, 취재 과정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열심히 썼고 반응도 괜찮았던, 4가지 주제별 기사를 5개씩 뽑았다. 기획, 취재, 작성 과정의 경험과 게재 후 독자반응 등 정성·정량적 지표를 근거로 한 ‘2015년 기획기사 셀프 어워드’다.

 

Ⅰ. 애는 썼는데 반응은 별로였던 기사 5편

5위. SK텔레콤, ‘개발자 팬’ 만들기 성공할까?(2015.4.7)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407175623

책 소개. 실은 서평을 가장한 SK텔레콤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 분석. 통신사가 외부 개발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만든 개방형 API를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다는 점은 이전부터 눈여겨본 부분이었다. 기사화하기 위해 책을 읽었을 뿐아니라 편집자 및 집필진(SK텔레콤 직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후 몇차례 미팅을 통해 실무자들이 제한된 리소스를 활용해 최선의 성과를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는 점을 이해했다. 한국형 대기업 내부 프로세스상 더 까다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 SK텔레콤에게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해 전사적으로 일치단결한 모습을 기대하기엔 이른 것 같다. 다른 대기업 사례처럼 쉽게 ‘버려지는 패’가 되지 않기를.

 

4위. “스타트업 데이터분석, ‘아마존 타조’가 제격”(2015.7.30.)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730145549

벤더 취재. SQL온하둡 엔진 타조를 퍼블릭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에서 쓰는 게 스타트업에겐 제격이라는 메시지가 흥미로워서 기사화. 아파치 톱레벨 프로젝트 ‘타조’ 핵심 후원사인 한국 하둡기술 전문업체 그루터의 엔지니어가 설명하는 내용을 옮겼다. 그루터에서는 타조를 ‘빅데이터웨어하우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하둡 데이터에 기존 SQL 쿼리로 접근할 수 있게 해 기존 데이터웨어하우스 업체들의 빅데이터 처리기술이 제안하는 방식과의 차별성에 방점을 둔 셈. 그루터에서는 아마존 말고도 구글과 MS 애저같은 여타 글로벌 퍼블릭클라우드 인프라에서의 활용에 대응 가능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시장을 기점으로 클라우드 기반 하둡 데이터 처리가 대세로 떠오를지 흥미롭다.

 

3위. 한국어 스택오버플로 개설 무산…재시도?(2015.7.14)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714144604

개발자 커뮤니티 취재. 프로그래밍을 비롯해 여러 개발 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묻고 답하는 지식인커뮤니티 ‘스택오버플로(Stack Overflow)’의 공식 한국어 사이트를 개설하려는 한국인 개발자들의 활동을 추적해 정리한 내용이다. 이 개발자들은 스택오버플로 운영사가 요구하는 비영어권 공식 스택오버플로 사이트 개설 조건을 맞추기 위해 직접 수고를 들이고 다른 한국인 개발자들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으나, 주어진 기한 안에 특정 자격을 갖춘 인원을 모두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사이트의 필요성에는 개발자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굳이 스택오버플로 정식 한국어판이어야 하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돼 왔다. 개설을 추진한 개발자들에게는 타당한 논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2위. HTML5 컨퍼런스에서 만난 4색 한국스타트업(2015.12.17.)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217081350

기술 스타트업 취재. 한국 스타트업 4곳의 임직원들을 만나 들은 설명을 바탕으로 이들의 존재를 업계에 소개하려고 썼다. 애초에 성격이 그렇질 못해서 위트사망꾼같은 글투만 남은 것은 좀 아쉽다. 기사체를 버리고 평상시 잘 안 쓰는 일기체(…)와 르포식 서술을 혼용해 봤는데, 취재에 응해 준 스타트업 담당자들에게는 그럭저럭 괜찮았길 바랄 뿐. 아무래도 제목이 영 심심해서 그랬을 테지만, 게재된 이후 독자 반응이 너무 짠 편이었다. 들인 노력과의 갭은 아마 이 꼭지가 가장 클 듯. 스스로 위로를 좀 해 보자면, 이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차세대 웹 표준 기술을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뿐, 배경이나 사업방식은 판이했다. 덕분에 그럴싸한 제목이 안 나온 것이니 주목도는 떨어질 밖에.

 

1위. VM웨어도 미중IT 협력 대열에 조용히 합류(2015.11.6.)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106135834

외신 해설. 여러 미국 IT업체가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고심 중인데, VM웨어의 행보는 그 중에서도 특히 조심스러운 모습에 주목했다. 이미 IBM, HP, EMC, 시스코, MS같은 회사들이 중국 사업자들과 협력하거나 지분투자로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들의 현지 파트너와 합작사는 추적해보면 거의 중국 정부기관이나 산하단체와 지분관계가 있거나 직접 지배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VM웨어도 마찬가지. 중국 관용 슈퍼컴 납품을 도맡아온 중국과학원산하 기술업체 ‘수곤’이 VM웨어와 합작사를 설립할 파트너로 드러난 것. 흥미로운 지점은 이걸 VM웨어가 이 일을 조용하게 넘기고 싶어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사실. 보도자료 배포를 비롯한 마케팅 캠페인이 일체 없었다.

Ⅱ. 제법 읽혔는데 개운함이 없었던 기사 5편

5위. “SDN 주도권, 개발사→수요기업으로 이동”(2015.2.9.)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209171654

벤더 취재. 권원상 전 브로케이드코리아 대표 인터뷰. SAN 스위치업체가 SDN세계 ‘레드햇’을 자처한 메시지를 압축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하드웨어 팔던 회사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나선 모양새가 흥미로웠다. 인프라 시장 주도권이 벤더에서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건 상식. 다만 오픈소스 SDN 비즈니스에 내건 기대는 오버하는 듯했다. 본사 전략을 이행해야 하는 한국지사장이라는 자리의 한계였을 듯. 권 전 대표의 오판이라기보단 한국 사정을 본사가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본사는 지난해 12월 이용길 신임 지사장을 앉혔다. 2004년 9월부터 지사장 역할을 수행해 온 권 전 대표를 11년만에 교체한 것. 오픈소스 SDN 비즈니스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4위. MS 메일용량 무제한? 공짜는 없다(2015.1.13.)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112171128

팁&리뷰. 무료 메일을 업무용으로 쓰면서 고생한 게 아까워 시작했던 기획. 폭주하는 메일을 보관은 해야겠는데 웬만하면 실비는 지출하고 싶지 않은 자린고비 정신과 긱(Geek)스러운 삽질을 마다하지 않는 어리석음이 결합된 본격 탐구생활형 삽질 후기. 기사는 무료 용량이 제한된 G메일을 떠나 MS 아웃룩닷컴의 무제한 공간으로 갈아탔지만, 유료서비스인 광고 제거 기능 활성화엔 실패한 것으로 끝을 맺었다. 당시의 난관을 뚫고 한국에서 공식 제공하지 않는 아웃룩닷컴 유료 서비스 결제를 통해 광고 제거 환경을 사용 중이다. 이후 G메일 대신 아웃룩닷컴을 주 업무용 메일서비스로 활용하면서 두 서비스간의 장단점과 다양한 차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기회가 없어 후속 기획을 못 한 게 아쉽다.

 

3위. 英 BBC, 코딩용 미니컴퓨터 보급(2015.3.15.)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315145911

외신 해설. 작년 상반기 관심이 높았던 ‘코딩교육’ 트렌드에 대응하는 영국 공영방송사의 품격을 보여 주는 성격. 영국 BBC는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코딩입문용 표준 디바이스 ‘마이크로비트’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는 1980년대 컴퓨터교육용 시스템 ‘BBC마이크로’ 보급 사업의 후속이다. BBC는 미취업 청년 대상 디지털직무교육, 자사 인기방송에 코딩 활동 관련 영감을 주는 내용을 더한 에피소드 추가 및 이를 위한 별도 방송 프로그램 제작도 병행 중이었다. 공영방송사에서 할 수 있는 시도로써는 훌륭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선 공영방송사 활동에 이런 느낌을 기대할 수 없을 뿐아니라 정부부처에서 추진하는 사업조차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려웠기에 더욱 그랬을 듯하다.

 

2위. “스마트 교육, 아이패드는 도구일 뿐…협동이 핵심”(2015.5.27.)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526135257

인물 소개.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사 원재연 씨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기사다. 그는 수업에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적극 활용하고 학생들이 수업중 앱과 SNS, 미디어 편집프로그램 등을 써서 몰입도 높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경험을 점진 발전시키고 있었다. 원 씨 스스로는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개발자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코딩 없이 프로그래밍 수업을 할 수 있는 ‘리틀비츠’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교육 경험도 갖고 있다. 나름대로의 교육 철학을 갖춘 사람이 개발 지식까지 보유했을 때 어떤 교육이 가능한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만하다. 제목은 인터뷰 내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기보다는 인터뷰이의 교육관을 알 수 있는 발언에서 뽑았다.

 

1위. 구글·모질라·시스코·MS, 오픈소스 코덱 공동개발(2015.9.2.)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902031033

외신 해설. 제목에는 구글, 모질라, 시스코, MS 등을 썼는데, 단순히 큰 IT회사들 얘기라서 쓴 게 아니다. 비디오 코덱이라는 기술의 중요성 때문이다. 웬만한 산업용 영상솔루션에는 전부 비디오 코덱이라는 기술이 하드웨어 칩이나 소프트웨어 코드 형태로 들어간다. 이런 제품을 만들 때마다 개발업체가 누군가에게 라이선스료를 내야 한다. 아이폰에 들어간 에릭슨 LTE 무선통신 기술처럼, 산업표준이라 안 쓸 수 없지만 특허가 걸려 있어서다. 코덱 공동개발은 이런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성공하면 이 특허 기반의 산업용 비디오 코덱 시장은 작살이 난다. 코덱

기술 생태계는 격변하고, 기술업체뿐아니라 4K가 유행하는 영상 및 방송 산업, 가전 시장, 스트리밍과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도 달라질 거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기술기업들끼리 뭉쳐야 하고, 일반 사용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MS는 차세대 브라우저 에지에 구글의 코덱을 지원하기로 했다. 결국은 구글, 모질라, MS의 최신 브라우저가 서로 호환되는 오픈소스 코덱을 함께 지원하게 될 것 같다. 다음 후속 기사처럼.

MS 브라우저, 구글 코덱 품는다(2015.9.11.)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le_id=20150911091405

Ⅲ. 한 번쯤 더 게재됐으면 했던 기사 5편

5위. 웹에서 트윗 ‘공유횟수’가 왜 없어졌지?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218151243

외신 해설. 인터넷 세상에서 어느새 사라진 트윗 버튼 옆의 ‘공유 횟수’ 표시 기능의 행방을 추적. 트위터 본사의 개발자 대상 공지와 일반 사용자 대상 안내 등을 통해 없어진다는 예고는 이미 나와 있었지만 국내 미디어는 여기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관심이 없기로는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라 얼굴에 침뱉기 성격이 될 기사를 쓸지 말지 고민하기도 했다. 어쨌든 쓰기로 마음먹은 다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파악된 정보를 종합 재구성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배경 설명과 경과 및 현황을 전달하되 일반인, 개발자, 기획자, 마케팅 담당자 각각의 관점에서 흥미로울 수 있는 포인트를 구별해 전달하는 실험적인 구성을 가미해 봤다.

 

4위. 인텔, HP의 더머신 프로젝트 구할까(2015.10.5.)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005171436

벤더 취재. 반도체 산업의 기술 동향과 그 영향을 받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장비 제조업체의 움직임에 초점. HP가 재작년 6월 ‘더 머신(The Machine)’이라는 신형 컴퓨터 시스템을 컴퓨팅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내세웠다. 2020년까지 상용화한다고 말은 했지만 핵심이 되는 메모리 반도체 ‘멤리스터’ 양산 수율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더머신이라는 물건을 당초 계획한 만큼 확 바뀐 기술로 내놓긴 어려워졌다. 오히려 HP가 멤리스터로 실현하려던 혁신적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진화라는 이정표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협력한 ‘3D 크로스포인트(3D Xpoint)’가 양산을 예고하면

서 선점해 버렸다. HP는 멤리스터가 더머신의 전부는 아니란 입장인데, 그럼 3D크로스포인트를 탑재한 더머신이 나올 수도 있겠다.

 

3위. 구글 크롬도 모질라 웹앱 가속 프로젝트 지원(2015.3.30.)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330150447

기술 설명. 모질라 asm.js 프로젝트에 구글과 MS가 동참했다는 소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향후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전망도 함께 전했다. 프로젝트에 함께 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의 웹브라우저 개발업체들이라는 것. 패권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미국놈들이 다 해먹는’ 여타 IT트렌드와 별 다를 게 없을 수 있지만, 이 웹기술 쪽은 사실 경쟁자들의 진입 기회가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열려 있다는 점에서 달리 볼 여지가 많다. 대부분의 웹기술 프로젝트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주류 브라우저들의 코드 대부분 역시 접근에 제한이 없다. 중국은 이 점을 대단히 잘 이용하는 편. 한국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이 쪽에 관심이 있는 곳조차 드물다. KISA와 ETRI의 활약을 기대하기엔 시절이 하 수상하다.

 

…몇 개월에 걸친 동향 파악 끝에 asm.js 프로젝트가 구글, MS, 모질라의 삼각동맹 협력체제로 발전됐음을 이해했다. 다음이 그 해설인데, 전문을 읽으려면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야 한다.

자바스크립트엔진, 폴리글랏 엔진으로 진화한다(2015.6.25.)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625131942

 

2위. “AWS와 싸워보자”…시스코, 국내 통신사에 구애(2015.2.26.)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225184630

벤더 취재. 시스코시스템즈가 국내 통신사업자 겨냥해 ‘인터클라우드’ 전략 메시지를 구체화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하고 싶으면 인터클라우드 생태계로 합류하시라, 그럼 아마존웹서비스와 맞붙어도 승산이 있다, 뭐 이런 얘기다. 아마존과 시스코가 시장의 선택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관계임을 드러내는 메시지라 인상적이었다. 인터클라우드 생태계는 인터클라우드패브릭이라는 시스코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연결 솔루션으로 상호 연동 가능한 여러 지역별 사업자간의 인프라 자원을 가리킨다. 이를 위해 시스코 네트워크가상화 기술(ACI)이 필수는 아니지만 최선의 선택이 될 거라고 시스코 측은 주장한다. 통신사들이 시스코가 그려주는 인프라의 밑그림을 마음에 들어 할지는 의문이다.

 

1위. ARM, 수학·과학용 슈퍼컴 생태계 진입 시도(2015.11.30.)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130111651

외신 해설. ARM 프로세서 진영 인텔 생태계와 대립하고 있다. 인텔은 PC와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을 장악했고, ARM은 모바일과 임베디드, 데이터센터 상용 네트워크 및 스토리지 칩 시장을 접수했다. 최근까지 ARM과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전략은 상대방의 입지를 파고들어 빼앗는 것으로 요약된다. 인텔은 모바일로, ARM은 PC와 서버로 가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번 ARM의 움직임은 새롭다. 슈퍼컴퓨터로 표현되는 고성능컴퓨팅(HPC) 영역에 둥지를 틀겠다는 시도다. 64비트 ARM 칩으로 데이터센터 서버와 HPC 시스템 인프라로 동시 확장한다는 노림수다. HPC에선 아직 더 큰 성장을 꿈꾸는 인텔도 가만있을 리 없다. 향후 이들 진영이 HPC 영역에서 각축을 벌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HPC 칩 생태계의 향방을 x86 아키텍처와 ARM 프로세서의 대립으로 단순화할 순 없다. 인텔서버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 IBM이 ‘오픈파워’란 이름으로 자체 데이터센터 서버와 HPC 시스템 생태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다음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구글이 IBM과 함께 하기에 성패를 예견하기가 어렵다.

슈퍼컴퓨터용 인텔칩 확산 가속될까(2015.11.18.)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1118103611

Ⅳ. 열심히 썼고 반응도 괜찮았던 기사 5편

5위. 인기 압축프로그램 ‘빵집’ 개발 중단(2015.8.11.)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811114555

개발자 커뮤니티 취재. 개인과 기업에서 무료로 쓸 수 있더 압축프로그램 ‘빵집’ 개발을 중단한다는 소식과 근황 및 배경을 간단히 정리했다. 압축프로그램이 더 이상 대단히 핫하고 트렌디한 소프트웨어는 아니라는 판단에서 ‘원래 하고 싶었던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게 개발자 양병규 씨의 변이었다. 아쉬움이 큰 기사. 처음엔 인터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요청을 했는데,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양 씨는 기사화에 도움이 될만한 설명을 많이 제공했는데, 게재된 기사에는 그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냥 묻히기엔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추후 당사자의 동의를 구해 별도로 기사화하고 싶다. 위 기사에 언급된 ‘빵집과 비교도 안 될 충격적인 물건’도 좀 보고 싶다.

 

4위. 삼성 “IoT 프로그래밍, 자바스크립트로 OK”(2015.7.27.)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727152120

기술 설명. IoT 얘기라서 쓴 게 아니다. 1/3은 웹 기술 얘기라서, 1/3은 오픈소스 얘기라서, 1/3은 삼성전자 얘기라서 썼다. 삼성전자가 제리스크립트(JerryScript)라는 경량 자바스크립트 엔진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임베디드 앱을 만들어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프레임워크 ‘IoT.js’를 만들어 공개했다는 내용이다. 이 문장의 실제 의미가 뭔지, 이 기술이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될지, 삼성전자가 뭘 하려는 건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최대한 간단히’ 설명한 게 기사의 전체 구성 의의다. 삼성 뉴스룸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저널리즘을 시도하고 있는, 당시 삼성전자의 공식블로그 ‘삼성투모로우’ 글로벌판 내용이 쓸만했다. (한국어판 포스팅도 쓸모는 있었지만 기술적 이해를 돕진 않았다.)

 

3위. 한국서 쓸 수 없는 넷플릭스, 어떻게 써봤냐고?(2015.1.27.)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126170407

팁&리뷰. 넷플릭스 서비스 맛보기를 빙자한 신종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 소개.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만든 모바일 및 데스크톱용 VPN 중개 서비스, 일명 ‘IP품앗이’라는 개념의 참신성을 높이 쳐서 기사화하기로 결심했다. 여타 VPN 서비스는 제공사 측이 직접 보유한 서버를 통해 지역별 IP를 할당하는 방식이라면 기사에 소개한 서비스는 타국 사용자간 IP를 상호교환 내지 재분배하는 방식. P2P 서비스 개념을 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이유라면 게재 당시 이 기획이 나와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타 매체에서 비슷한 기획을 통해 이 VPN 서비스를 소개했다는 점, 그 내용을 잘 살펴 보면 내 기사의 본문에 집어넣은 워터마크(…)가 거기에도 담겨 있다는 점 정도.

 

2위. 정부, NPAPI 지원 연장 요청…구글 “어렵다”(2015.7.1.)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701080048

정부 취재. 2015년 6월 30일 ‘구글 NPAPI 지원중단 대응방안 세미나’ 정부 발표, 구글 측 답변, 현장 분위기 등을 종합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서 NPAPI 기반 플러그인 기술 지원이 중단된다는 소식에 대처하는 한국 정부의 자세를 가감없이 전했다. 정부가 액티브X 중심 환경의 근본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멀티브라우저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NPAPI를 쓰게 만든 걸로 시간을 벌었을 뿐이었다는 세간의 인식을 재확인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저혈압 치료를 도운 기사.

 

…현장에는 각자 애로사항으로 NPAPI 지원 중단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있던 시중은행 IT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정부, 구글, 웹 솔루션, 보안 솔루션 업체 담당자들에게 각자 고충을 호소하며 조언을 구했다. 아래에 별도 기사로 정리했다. 저게 독자 반응 기준 올해 최고 기사였다.

엣지·크롬에 대한 은행 IT담당자들의 고민(2015.7.2.)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701181126

 

1위. 페북 사진 하루 20억장…어떻게 보관하나(2015.5.8.)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50508094751

기술 설명. 페이스북 OCP 프로젝트 성과의 하나인 대규모 데이터 저장 환경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내용이다. OCP 프로젝트는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서 개념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최소 몇 백 자를 주절거려야 하는 대상. 그럼에도 조회수가 의외로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매일 20억장씩 공유되는 페이스북 서비스 사진의 처리 비결’이란 표현을 쓴 덕분인 듯. 전체적으로 기술과 그걸 활용한 장비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시스템이나 컴퓨터 장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겐 당최 뭔 소린지 접수가 안 됐을 게다. 내용을 온전히 이해한 사람이 별로 없을 듯한 내용인데도 1천명 넘게 ‘좋아요’를 눌렀다는 점은 약간 미스터리.

후기

여기에 소개한 기사 20건은 ‘내가 쓴 2015년 최고의 기사’라서 뽑힌 게 아니다. 뽑지 않은 것들 중에 이보다 더 좋은 기사도, 더 많이 읽힌 기사도, 더 반응이 좋았던 기사도, 더 뜻깊은 기사도 있었다. 4가지 주제마다 선별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공통적으로 염두에 둔 것은 이거다. 직접 쓴 나조차 기억하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곱씹히기 어려울 수 있지만, 누군가 곱씹어 줬으면 좋겠다 싶은, 뭐 그런 기사들.

온갖 기술업계 소식을 IT기자스럽게 커버하긴 힘든 일이다. 이질적인 아이템을 몇년째 기웃거리니 출입처 사람들에게 매번 포지션과 취재범위를 한 번에 설명하기도 어렵다. 새해를 맞아 회사에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 주변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이 어정쩡한 포지션은 그대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두고 봐야겠다. 앞으로 내 커버리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겐, 그간 해 왔던 설명만큼이나 장황한 이 셀프 어워드를 보여 줄까한다.


기자 생활 7년차였던 2015년을 보내며 아쉬웠던 한 해 과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연말에 작성, 160102 페이스북노트에 게재한 글을 재편집해 160726 게재함. 170402 옮기고 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