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ㅏ, 타이젠. (1,7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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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 로고 [출처=타이젠 공식 웹사이트 브랜드 가이드라인 페이지] https://www.tizen.org/about/tizen-brand-guidelines

작년(2013년)에 삼성전자가 웹킷(Webkit) 기반인 타이젠 렌더링 엔진을 블링크(Blink)로 바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대안이라곤 없고 주위에 믿을 놈도 마땅찮아 시간만 죽이고 있다는 걸 완곡하게 표현한 기사(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31209164819)를 한 번 썼는데…

최근 타이젠3.0 버전의 브라우저 렌더링 엔진이 웹킷 대신 블링크로 바뀐다는 소식을 접하고 눈을 의심. 더불어 ‘크로스워크(CrossWalk)’라는 블링크 기반 HTML5 앱 런타임을 도입하거나, 호환되게 할거란 얘기에 기대반 우려반.

일단 사실여부는 불명. 모질라 개발자 에반젤리스트 크리스 헤일만이 트윗(https://twitter.com/codepo8/status/532650025407373314)으로 날린 뉴스인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일간 열린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2014)에 참석중 쓴 것이라 현장 얘기를 올렸을 가능성이 높음. 관련 세션이 있었을지, 관계자를 만나 들었을지는 모르겠고.

어쨋든 이게 사실이라면, 공식 행사 내용보다 이게 더 비중있는 소식. 타이젠 애플리케이션 만드는 데 투자해 온 서드파티들에게 날벼락. 그간 웹킷 엔진 써서 타이젠 앱 만들어 온 서드파티들의 선행투자는 타이젠3.0이 정식 상용화하는 순간 폐기처분 감이라는 뜻.

변변한 사용자 기반도 없는 신생 플랫폼 개발 주도하는 입장에서 이런 큰 변화는 정중히 앱 개발자 커뮤니티의 양해를 구해야 할 사안인데…인텔이야 당장은 타이젠을 스마트카 솔루션의 옵션 정도로 쓸 셈이니 그리 급할 일은 없음.

그런데 삼성전자는?

당장 타이젠 넣은 기어를 내놨고, 내년 TV 출시를 예고했고, 결국 폰도 낼 테니까. 기어든 TV든 폰이든 타이젠 앱 개발자를 필요로 할텐데, 삼성전자의 인문학적 인사체계를 통해 엄선된 개발자나 협력사 엔지니어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앱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터.

과거엔 스마트라는 개념이 희박할 때라 앱이 있거나 말거나 그 이름에만 충실하면 그만이었지만 요즘 세상에 기기명에 ‘스마트’ 달고 나와서 어지간히 멀쩡한 앱을 같이 내놓지 못하면 망신살 뻗치기 십상이다.

그래서 기댈 게 소위 외부개발자 커뮤니티와 사업자로 구성되는 서드파티 생태계인데…거의 없다시피 함. 삼성전자 입장에선 다른 끝발 날리는 기술 생태계에 비하면 약간 심하게 말해 한줌도 안 되는 타이젠 서드파티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데 이번 변화는 오히려 이탈을 가속화할 수도.

그래서 아무리 나같은 낙관주의자에게도 지금은 전혀 괜찮은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

물론 로드맵상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삼성전자에겐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앱 플랫폼 API를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갈아엎은 타이젠2.3 내놓을 때 적용했다면, 서드파티들을 두 번이 아니라 한 번만 죽이는 걸로 끝났을 수도 있을 텐데.

너무 암울하니까 약간 희망적인 시나리오 하나만 써 보면…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제품과 몇년간 출시할 모델에 당분간 타이젠 2버전대만 업그레이드하고 당초 커널 개발까지 같이 하고 있다는(들은얘기+짐작) 인텔에서 타이젠 3버전대를 다듬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소식이 ‘최악’은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쪽으로 생각하더라도, 인텔 타이젠과 삼성전자 타이젠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아마존 안드로이드 이상으로 상관이 없어진다는 뜻이니까 또 다른 문제가.

이상 내용은 대부분이 픽션이므로 현실과 적극적으로 혼동해 주셔야 재미있습니다.

141114 페이스북노트에 작성한 글을 160718 개인 블로그에 옮긴 뒤 160805 재편집. 170402 재편집.